K-1

분노가 다이너마이트처럼...

격투로망 2007. 12. 31. 22:52

연말  K-1 최대의 잔치인 다이너마이트(Dynamite!!)...
한 해동안 팬들에게 받았던 환호와 응원을 위한 감사와 보은의 의미로 자리잡아야 했다. 연말 결산 이벤트로서 한 해동안 있었던 모든 아쉬움과 갈등을 털어내는 계기가 되었어야 했다. 한 해동안 링에서 팬들에게 주었던 감동을 정리하면서 더 큰 감동을 약속하는 대회여야 했다.

2007년 K-1 다이너마이트는 이 모든것을 주는 데 실패했다. PRIMEIUM 이라는 대회 타이틀이 무색하게 최악의 대회였다. 격투팬들을 위한 최소한의 배려도 찾아볼 수 없었고, 더 큰 아쉬움과 반목만을 낳았다. 감동을 기대하는 것은 사치스러운 상황이었으며, 가장 참을 수 없었던 것은 연말 격투스포츠의 가장 큰 이벤트에 '격투' 그 자체가 없었다는 것이다.

사실 이와 같은 참사는 이미 대진 발표 때부터 강하게 예견되었다. 단 한경기도 제대로 된 경기가 없었다. 다이너마이트에 출전한 모든 파이터들이 수준이 낮거나 함량미달이었다고 볼 수는 없었지만, 그 매치업은 역대 그 어떤 지역예선 보다도 품격과 스토리 텔링 그 모두에서 뒤쳐졌다.

경기 중계를 지켜보는 내내 불편하기 짝이 없었다. 최소한의 균형조차 고려하지 않는 형편없는 매치업에서 제대로된 경기가 나올리 없었다. 경기 스타일과 백본 기술에서 나오는 미묘한 균형과 상대성이야말로 좋은 파이팅을 만들어내는 필수요소일진데, 올해 다이너마이트에서 격투라고 부를수 있는 경기가 단 한 경기라도 있었을까? 엔터테인먼트는 고사하고 서커스라 부르기에도 민망했다.

하니 야히라가 노미후리 키드의 강력한 아우라(Aura) 라이트 훅를 몇차례나 버터내면서 오히려 더티복싱으로 잘 받아쳐내며 연출했던 난타전 정도가 격투라고 봐줄수 있는 유일한 것이었다. 나머지 경기들은 K-1 고시엔(甲子園)이라는 타이틀로 열린 U-18 결승전 보다도 수준 낮은 경기력으로 야유조차 나오지 않게 만들었다.

다시는 세계 입식 격투의 최고봉인 K-1이라는 이름아래 이런 대회가 없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