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이드가 부활했다.
2007년 11월 22일....
11월 프라이드FC의 성지였던 사이타마 수퍼 아레나에서...
그곳에 프라이드가 있었고, 동시에 프라이드는 없었다.
오는 12월 31일 '男祭(남제)'는 지구상에서 사라졌지만,
그들의 '축제'(祭)는 언제나 그랬듯 그 자리에 그렇게 있었다.
야렌노카! 오미소카! 2007
12월 31일 프라이드FC의 메카인 사이타마 수퍼아레나에서 에밀리아넨코 효도르를 메인 이벤터로 하는 종합격투 대회가 그 실체를 드러냈다.
효도르를 중심으로, 히카르도 아로나, 사쿠라이 '마하' 하야토, 아오키 신야, 이시다 마츠히로 등 예전의 프라이드FC의 각체급을 대표하는 파이터들로 진영을 갖추었다. 이벤트를 이끄는 운영진들도 다카다 노부히코 프라이드FC 통괄 본부장을 시작으로 프라이드FC의 트레이드 마크였던 링 아나운서인 케이와 레니 하트여사까지 반가운 목소리를 선보이게 되었다. 이외에도 얼마전 UFC 측으로부터 일방적으로 사무실 페쇄 통보를 받고 망연자실했던 옛 프라이드 사무소의 실무진들도 대거 참여한다고 하니 이 정도면 프라이드FC의 부활로 보인다. 히데히코?, 마하, 노부히코, 효도르, 카와지리, 문근영?(이시다)
하지만, 심장부터 뼈속까지 인생 자체가 프라이드FC 였던 사람들이 다시 모여 만든 이 대회에 그 어디에도 프리아드FC는 없었다. 더, 정확히 말하면 '없어야 했다'. 프라이드FC를 인수한 '로렌조 퍼티타' 회장에게 프라이드FC의 상표권 등 모든 권리가 있기 때문. 표면적으로 야렌노카 대회가 프라이드가 되서는 안되는 상황이다.
사실 프라이드FC 인수 후, 월드와이드 일본 사무소를 폐쇄 시켰을 때 UFC의 소유주인 로렌조 퍼티타의 엇나간 욕망이 그대로 만천하에 공개된 것이나 다름 없었다. 비즈니스의 세계에서 팬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엄청난 수익을 날려버린채 공중분해 시켜버렸다면, 명백히 다른 의도가 있었다고 밖에 볼 수 없다.
가운데 넘이 프라이드 말아드신 분!
로렌조 퍼티타가 엄청난 돈을 들여 짓밟아 소멸시킨 프라이드FC가 다시금 소생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프라이드 FC'라는 상표는 없앨 수 있었겠지만, 세계 최고-최강-최대의 MMA 스포츠 이벤트의 긍지 만큼은 절대 돈으로 살 수 없었을 것이다.
대회명을 듣고 몇 번이나 확인했다. 몇번이나 보고, 몇번이나 웃음 지었다.
너무 프라이드FC 스타일이었다. "やれんのか。"(야렌노카; 할 수 있는 것인가?)
참고로, '大晦日(오소카미)'는 섣달 그믐, 12월 31일이다.
먼저, 프라이드FC가 살아있었던 사이타마 수퍼 아레나에 다시 모인 관계자들 스스로에게 자문했던 것은 아닐까?
'우리가 과연 할 수 있는 것인가?' 라고......
프라이드FC를 꿈꾸고 바라보았던 수많은 파이터들에게 화두를 던진 듯한 뉘앙스도 엿보인다.
'이대로 계속 할 수 있는 것인가?'라고......
프라이드 없이는 삶은 없다고 부르직던 MMA팬 들에게도 한 마디 빼놓을 리 없다.
'프라이드FC 없이도 할 수 있는 것인가?' 라고......
마지막으로는, 역시 빗나간 욕망으로 많은 격투가들과 격투팬들의 추억과 감동, 그리고 꿈을 공중분해 시켰던 장본인인 로렌조 퍼티타 회장에게도 한 마디 보기 좋게 남긴 것 같다.
'당신이 과연 할 수 있는 것인가?' 라고......
"어이! 거기~ 로렌조 회장! 당신이 할 수 있겠어?"
오마에라 오토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