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2005년 7월 스포츠서울> 남아존> 반또라이의 격투로망에 게재되었던 글입니다. --

프라이드 FC 헤비급 챔피언 에밀리아넨코 효도르, 1976년 9월 28일 생.
프라이드 FC 미들급 챔피언 반달레이 실바, 1976년 7월 3일 생.
K-1 월드 그랑프리 2003년, 2004년 우승자 레미 본야스키, 1976년 1월 10일 생.
프라이드 FC 헤비급 전 챔피언 안토니오 호드리고 노게이라, 1976년 2월 6일 생.

일본 양대 격투단체를 재패하고 있는 챔피언들이 모두 76년 생, 우리나라 나이로 모두 '서른'이다.

서른 살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묘한 '경계의 의미를 지니는 듯 하다. 특히 우리나라 사회에서는 더욱 그렇다. 이를테면 덩치만 큰 어른이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성숙한 진정한 어른으로 거듭다는 경계선... 그 선을 제대로 넘어서지 못하면 우리는 그네들에게 낙오자라는 낙인을 찍어 버리는 경향이 있다. 가혹한 서른 살...

우리 나라에서 자란 거의 모든 서른 살들은 중고생 시절 한번쯤 지적 과시를 위해 최영미 시인의 '서른 잔치는 끝났다'를 인용해 본적이 있을 법 하다. '서른 잔치는 끝났다'로 시작하여, '그러나 대체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로 끝나는...

적장 서른살이 되서는 그시의 진정한 의미를 곱씹어 볼 기회가 없었다. 그리고 2005년의 서른 살에게는 솔직히 '운동'과 '투쟁' 그리고 '동지애' 등은 그리 보편적인 내용은 분명 아니었다. 그냥 어렴풋이 서른 살이 되면 무엇인가 달라지고, 무엇인가를 포기해야 하고, 누군가를 놓아주어야 한다는 느낌만 들 뿐 이었다.

격투 스포츠에서도 서른 살은 각별한 의미를 지닌다. 우연의 일치 일지 몰라도 세 명의 챔피언이 모두 서른 살인데, 28세부터 32세로 범위를 확대시키면 더 거론할 격투가들이 매우 많다. 실제로 격투 스포츠에서 '다크 호스'는 갓 데뷔한 신예들에게는 별로 해당사항이 없다. 오히려 서른 살 즈음에 접어든 중견 격투가들이 다크호스가 되는 경우가 더 많다.

 서른살에 접어든 격투가... 격투는 가장 신체적인 스포츠인 동시에 멘탈 스포츠(mental sports)이다. 서른 즈음의 격투가들이 전성기를 맞는 건, 신체적인 역량이 아직 상당부분 남아있는 동시에 정신적인 성숙함이 극대화되는 시점이기 때문이 아닐까하는 생각이든다. 그래서 감히 격투를 멘탈 스포츠의 범주로 분류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대표적인 멘탈 스포츠인 양궁이나 골프에서 멘탈의 요체가 '평상심 유지'라면 격투에서는 거기다가 '공포심'을 추가해야 한다. 맞는 것에 대한 공포, 때리는 것에 대한 두려움 그리고 상대의 명성에 대한 공포... 어느 스포츠나 마찬가지지만 격투에서는 유난히 한번 졌던 상대에게 승부를 뒤집는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다.

 그래서 리벤지 매치가 더 재미있는 것 같다. 격투 이벤트를 움직이는 동인 중 가장 기본적인 공식인 리벤지 매치는 언제나 흥행에 도움을 준다. 한 번 패배했던 상대가 리벤지 매치에서 이전의 승부를 뒤엎고 승리를 거두기란 두 배 이상의 힘이 든다는 것이 정설이다. 그 이유도 또한 멘탈에서 찾을 수 있다. 리벤지 매치에 나서는 격투가는 링 위에 설때 자신에게 패배를 안겼던 상대는 물론이고 예전에 패배했던 자기 자신과도 싸워야 하는 것이다.

 서른 살에 접어든 격투가들이 대부분 정신적으로 성숙하면서 승리를 거두는 것을 매일 접하며 떠 다른 서른 살이 된 나 자신에게도 늘 자문하게 된다.

'나는 성숙한 인간인가?', '나 자신과 싸워나가고 있는가?', '나는 챔피언인가?'

 대답은 역시 'No'다. 동갑내기 효도르와 실바 그리고 본야스키가 서른 살의 사이에 '인류 최강'이라는 칭호를 얻을 때 나는 내 인생의 모든 것이라고 생각했던 직장을 그만 두는 처지가 되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역시 미숙했던 것에 대한 후회만 남는다. 챔피언이 아니었으며 챔피언의 자질도 갖추지 못했던 것 같다. 천만 다행인것은 격투가 서른살 즈음이 전성기인데 비해 우리들 인생은 언제든 도전할 기회가 있다는 것일까?

'그러나 대체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그래도 잔치는 끝나지 않는다. 늦었지만 이제 시작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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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격투칼럼니스트 이정민/ 격투로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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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5/23 0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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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많은 감사 위치! 우수한 나는 너의.
  2. 2008/05/23 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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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걸출한 위치! 많은 감사.
  3. 2008/05/23 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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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 위치를 경이롭 위해 많게의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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