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어로스 2006 미들급 & 라이트헤비급 세계최강자 결정 토너먼트(준준결승) 대회 포스터'히어로스 2006 미들급 & 라이트헤비급 세계최강자 결정 토너먼트(준준결승)'이 또 한번의 열정의 드라마들을 쏟아내며 지난 5일 그 막을 내렸다. 프라이드FC의 아이콘이었던 사쿠라바 카즈시의 K-1 데뷔전으로 더욱 관심을 모았고, 일본 아리아케 콜롯세움을 가득 메운 히어로스 팬들 앞에 미들급, 라이트헤비급 8강 토너먼트 각 4경기씩과 수퍼파이트 3경기 총 11경기의 매치가 벌어졌다.

우리나라의 히어로스 국가대표격인 김민수 선수는 제 2경기 수퍼파이트에서 K-1 월드그랑프리 챔피언 세미 쉴트를 맞아 분전을 펼쳤으나, 출혈로 인해 1라운드를 단 2초 남기고 트라이앵글 쵸크에 걸려 분패했다. 아직까지는 경험의 부족으로 인한 위기관리 능력과 기회 포착 능력이 아쉬운 한 판 이었다.

근성의 대역전극

이번 대회의 주인공이 라이트헤비급의 사쿠라바 카즈시였다면, 가장 비중있는 조연은 미들급의 우노 카오루 였다. 미들급의 비일본 파이터들의 기량이 매우 수준이 높아 일본인 파이터들의 입지가 더욱 좁아지고 있는 형국이라 우노의 선전이 더욱 빛을 발했다.

이날 제6경기 미들급 8강전 마지막 매치에 출전한 우노는 타격계 파이터로 분류되는 블랙 맘바를 맞아 시종일관 맹공을 받았다. 우노는 시작부터 어려운 경기였다. 거의 첫 태클이 블랙 맘바의 믿기 어려운 동체시력과 순발력에서 터져나온 카운터 킥에 막히면서 충격을 받았다. 블랙 맘바의 긴 리치에서 빠르게 터져 나오는 타격에 속수무책으로 1, 2라운드 내내 끌려 다녔고 좀 처럼 태클은 먹혀 들지 않았다. 2라운드를 1분 30초 남겨놓고 판정패를 예상할 즈음 우노는 백 포지션의 좋은 기회를 잡았고 그대로 리어 네이키드 쵸크로 연결하며 역전승을 이끌어 냈다.

인터넷 팬투표 1위로 어렵게 부활한 '청소부 파이터' 토코로 히데오가 8강 첫 경기에서 탈락하는 등 앞선 세 경기에서 일본인 파이터들이 차례로 연패한 뒤의 승리였던데다가, 우노도 KO직전까지 몰리다가 이뤄낸 역전승이었기 때문에 더욱 빛을 발했다.

스미로노바스의 왼손 훅 카운터에 걸리는 사쿠라바우노의 역전승도 일본팬들을 감동시켰지만, 뒤이어진 사쿠라바 카즈시의 대역전승에 비하면 그야말로 조족지혈이었다. 메인이벤트 격인 제 11경기 라이트헤비급 토너먼트 마지막 경기에 출전한 사쿠라바는 리투아니아의 케스투티스 스미르노바스의 강력한 왼손 훅에 거의 실신 KO의 나락까지 몰렸다. 왼손 카운터 훅이 정확하게 사쿠라바의 턱에 꽂혔고, 사쿠라바는 몸이 앞으로 떨어질 정도로 크게 다운되었다. 다른 선수들이었다면 곧바로 레프리 스톱 TKO도 예상할 수 있는 순간이었지만, 사쿠라바는 충격을 받은 상태에서도 눈은 살아있었다.

운까지 더해져 다운되면서 머리가 링 밖으로 나갔고, 돈 무브(Don't move)가 선언되며 스미로노바의 이어진 파운딩 공격을 피할 약간의 시간도 벌 수 있었다. 가까스로 충격에서 회복한 사쿠라바는 베테랑 답게 초반 공격에 너무 많은 스미로노바의 허점을 포착했고 슈트 박스에서 배워온 엇박자 펀치로 반격에 나섰다. 불꽃같은 펀치 러쉬에 이은 암 바로 대역전극을 마무리했고 아리아케를 매운 일본 팬들에세 마지막 선물을 안기며 마무리지었다.

이래저래 일본인 파이터들의 입지가 안팎으로 좁아지는 형국에서 우노와 사쿠라바가 보여준 근성의 대역전극은 금작의 동양인 파이터의 태생적인 한계와, 동시에  근성과 투혼이 육체적인 한계를 확장시킨다는 것을 다시한번 증명한 멋진 경기였다.

확실한 악역의 등장

주연과 조연이 있다면 반대편에는 당연히 악역이 있어야 한다. 이번 대회에서 미들급과 라이트헤비급의 악역에 해당하는 파이터들이 각각 한명씩 배출되었다. 미들급의 J.Z 카르반과 라이트헤비급의 멜빈 마우프... 먼저 제4경기 미들급 토너먼트 두번째 경기에 선보인 아메리칸탑팁의 J.Z 카르반은 입장부터 예사롭지 않았다. 파이터인지 랩퍼 인지 구분이 되지 않는 퍼포먼스를 펼치며 확실한 주목을 받았다.

좌: 플라잉니킥을 성공시키는 카르반 | 우: 이어지는 파운딩의 파운딩카르반이 미들급의 악역을 따내기 까지는 경기 시작후 채 30초도 걸리지 않았다. 스트리트 파이터 출신의 타카야 히로유키를 상대로 플라잉 니킥을 성공 시키며 확실하게 자신의 이름을 알린 것. 살짝 더킹하면서 왼손 펀치를 낼 것 처럼 하다가 별안간 뛰어오른데다가 왼쪽 무릎을 예상되는 스텐스에서 오른쪽 니킥을 터트렸다. 짧은 순간이었지만 완벽한 페인트에 '싸움반장' 히로유키도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밖에 없었다. 래퍼의 이미지에 플라잉 니킥까지... 미들급 일본 파이터들의 공공의 적은 따논 당상이었다.

실력으로 따지면 제 5경기에서 MAX  파이터 야스히로 카즈야를 제압한 하니 야히라도 무시무시한 파이터이다. 힉슨의 애제자로 알려진 야히라는 쵸크 기술만 20~30개를 구사할 수 있다는 주짓수 파이터인데, 이 날도 카즈야를 아나콘다 쵸크로 완벽하게 제압해 냈다. 출중한 서브미션 실력에도 불구하고 타격의 화려함에는 미치지 못했다. 악역은 카르반에게 양보해야 했지만, 어쩌면 키드에게 도전하는 것은 야히라일지 모른다.

라이트 헤비급의 멜빈 마우프도 입장부터 눈길을 끌었다. 우선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흑인 특유의 '강철고무' 근육... 파워와 탄력이 가득차있는 근육질로 눈길을 사로잡았고, 입장하면서 마에다 아키라 수퍼바이져 앞에 놓여있던 챔피언 벨트에 손을 대며 '찜'을 하는 대목은 경악(?)스럽기까지 했다.

실력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하드웨어든 퍼포먼스든 및을 잃기 마련이다. 멜빈은 제 8경기 라이트헤비급 토너먼트 두번째 경기에서 크로슬리 그레이시를 맞아 파워넘치면서도 빠른 펀치에 묵직한 파운딩까지 선보이며 손쉽게 크로슬리를 제압했다. 원래 대전상대였던 카를로스 뉴튼의 부상으로 호드리고의 세컨으로 따라왔다 급격하게 출전하기는 했지만 사쿠라바 마하 하야토를 잡은적이 있던 크로슬리가 제대로 타격전을 못 펼치고 바닥에만 드러누으며 경기를 펼치게 한 점은 충분히 악역으로서 기본은 갖춘 셈이다. 라이트 헤비급의 일본인 파이터들의 선전(?)으로 유일한 외국인 파이터로 남았기에 악역은 더욱 빛을 발할것으로 예상된다.

격투 한류는 계속된다.

이번 대회에서는 유난히 한국계 파이터들이 많이 선보였다. 히어로스 국가대표 김민수는 물론이고, 1경기 수퍼파이트에 선보인 박광철(보쿠 코우테츠)와 추성훈, 그리고 추성훈과 사제대결을 펼쳤던 김태영 사범까지 유난히 많은 한국계 파이터들이 선보였던 대회였다.

먼저 제 1경기 수퍼파이트에 출전한 박광철이 경량급 세계 최강으로 꼽히는  A.F 노게이라를 가드를 뚫는 날카로운 타격으로 판정 제압하는 이변을 낳으면서 승전보를 날렸다. 김민수가 세미 쉴트를 맞아 1라운드 단 2초를 남겨놓고 탑 포지션의 좋은 기회를 살인적으로 긴 다리를 이용한 트라이앵글 쵸크에 걸려 분패했지만 추성훈이 이를 만회했다.

김태영에게 암바를 거는 추성훈특히 감동을 주는 비상한 재주를 지닌 추성훈은 한때 자신의 타격 코치였던 김태영 사범을 맞아 더욱 관심을 모았다.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추성훈은 입장전 모든 세컨들과 함께 큰 절을 올리는 퍼포먼스를 선보여 또 한번의 감동 드라마를 연출하기도 했다. 이어진 경기에서도 스승을 가격할 수 없다는 심산인지 특유의 타격을 극도로 감춘 채 암바로 경기를 마무리 지으며 감동의 드라마의 대미를 장식했다. 최홍만을 '연타가 가능한 파이터'로 만들었던 김태영은 K-1 초창기의 전설을 뒤로한채 제자의 성장을 확인하는 데 만족해야 했다.

사쿠라바 카즈시의 합류로 본격적인 프라이드 FC와의 종합격투의 맹주 전쟁이 가속화된 히어로스... 이제는 1라운드 10분 룰까지 도입하면서 확실한 차별화 요소를 보여주지 않으면 안되는 부담감이 더해지게 되었다. 사쿠라바가 불굴의 의지를 보이며 체면치레는 하였지만 안정화 되고 있는 미들급에 야마모토 키드의 올림픽 도전으로 인한 공백이라는 악재(?)도 있다. 새로 출범한 라이트헤비급은 아직까지 프라이드 미들급에 비해 중량감이 떨어지는 것도 사실이다. 라이트헤비급 후에는 헤비급까지 기다리고 있는 히어로스는 아직도 갈길이 멀다. 어떤 축지법을 보여줄 지 이래저래 격투팬들은 선택의 기회가 넓어져 즐거워진 것 같다.

이올린에 북마크하기(0) 이올린에 추천하기(0)
Posted by 격투칼럼니스트 이정민/ 격투로망

트랙백 보낼 주소 : http://www.fightroman.com/trackback/23

댓글을 달아주세요

<< PREV : [1] : ... [38] : [39] : [40] : [41] : [42] : [43] : [44] : [45] : [46] : ... [84] : NEXT >>

BLOG main image
"남자의 마지막 로망 (ロウ-マン)은 포르노그라피가 아닌 격투(激鬪)"라고 생각하는 격투 칼럼니스트 이정민의 '로망'이 있는 '격투'이야기 ...... by 격투로망

카테고리

분류 전체보기 (84)
K-1 (26)
DREAM/ HERO'S (9)
UFC (6)
센고쿠/ 프라이드FC 'Forev.. (20)
'격투'도 '스포츠'다 (10)
로망 파이터 (13)
Total : 88128
Today : 2 Yesterday : 118